《신산해경-오래된 미래》

시안미술관 · 영천2024. 9. 7. — 2024. 11. 17.

고우리, 이상익, 김민수, 박소현

주최
시안미술관
주관
시안미술관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기획
박 천
전시연계프로그램 주제강연
박 천
전시연계프로그램 진행
이가영, 이상욱
전시진행
이가영, 이상욱, 이성민
전시스탭
안성환, 이양헌, 김민진, 김용환
전시평론
정재서
대외협력
김일근
전시 및 편집디자인
오브디자인
작품운송
원아트서비스(대산물류)
촬영
장용근(BO STUDIO)

기획

오늘날 우리는 기술의 급격한 발전, 특히 기계와 인공지능의 눈부신 성장으로 인해 어제와는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때 단순한 도구에 불과했던 기계가 이제는 사람처럼 사고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존재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생명이 없던 물체가 갑자기 자아를 얻어 움직이기 시작하는 이러한 변화는 우리 삶의 근본적인 원리와 질서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단어지만, 이와 같은 변화는 ‘포스트휴머니즘’이라는 사상과 맞물려 있습니다.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세상을 상상하는 것입니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반려동물’의 개념이 희박했으나, 오늘날에는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동물권’에 대한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가까운 예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포스트휴머니즘은 매우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거칠게 정리하자면 인간 주변의 동물이나 식물을 비롯한 환경, 그리고 과학의 발달로 변화하는 사회 안에서 넓은 의미에서의 ‘우리’가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를 질문하는 학문입니다. 이 생각은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할지를 깊이 고민하게 합니다. 때문에 전시에서 다루는 주제들 역시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 간의 새로운 관계를 탐구하거나, 변화하고 있는(혹은 변화한) 지점을 포착합니다.

《신산해경: 오래된 미래》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탄생했습니다. 전시에서 4명의 작가들은 과거의 지혜와 현대의 지식이 만나 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제시하려 합니다.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오래된 땅은 수많은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품어왔습니다. 이 땅 위에서 있었던 이야기와 사건들은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남겼고, 우리는 이 교훈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합니다. 과거의 경험은 단순히 지나간 일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전시에서 제시하는 ‘산해경’이라는 옛 이야기가 실제적 사실이 아니라 신화와 같이 허무맹랑한 이야기일지라도, 그것은 단순한 과거의 공상이 아니라 그들이 상상했던 세계관이 오늘날을 만든 중요한 맥락임을 단언할 수 있습니다.

‘산해경’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인간이 아닌 존재들 사이의 관계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기록을 곧이곧대로 해석하기에는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가 있는 세계에 살고 있기에, 은유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산해경’의 이야기는 실제를 뿌리로 두긴 하지만 시대적 한계로 인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으로 서술되었습니다. 그러나 기록 속에 담긴 상징과 은유는 우리가 오늘날에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기록 속에서 묘사된 기이한 생물들과 그들의 서식지는 단순한 상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 그리고 비인간 존재들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생태학적 위기, 기술과 자연의 충돌,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 간의 관계와 같은 문제들을 반추하게 합니다.

이 기록이 실은 과거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회 저변의 많은 곳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작가들의 해석이 흥미롭거나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습니다. 전시에 참여하는 4명의 작가들이 이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발췌하고 인용한 ‘오래된 미래’가 여러분의 어제와 오늘을 잇고 내일을 상상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시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