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yWay》
시안미술관 · 영천2024. 6. 11. — 2024. 8. 25.
류은미, 김채연, 이이영
- 주최
- 경북문화재단
- 주관
- 시안미술관
- 후원
- 경상북도
- 기획
- 박 천
- 편집
- 박 천
- 전시진행
- 이가영, 이상욱, 이성민
- 대외협력
- 김일근, 김민진
- 보조스태프
- 안성환, 이양헌
- 작품운송
- 원아트서비스(대산물류)
- 촬영
- 장용근(BO STUDIO)
- 평문
- 정연진
기획
하루는 또 같은 일로 시작된다.
어제와 똑같은 골목길을 걸으며 출근하는 것이지만 오늘은 어제와는 다른 날이기 때문에 언제나 처음 겪는 새로운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것을 반복으로 단정하고 새로움을 느끼지 못한다.
건물 사이로 비추는 태양은 눈부시게 빛나고 있고, 사람들은 모두 바쁘게 움직이며 시간을 쫓는 듯하다. 나 또한 그들과 마찬가지로 서둘러 내 역할을 해내기 위해 문을 나선다. 이제 그 소란스러운 풍경 어딘가에 나를 집어넣는다. 이토록 떠들썩한 좁은 공간 속에서도 사람들은 서로 마주치지 않는다. 각자가 자신의 속도로 빠르게 걸어가고, 어깨가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하며 피한다. 이 모든 것이 마치 각자가 자신만의 섬 속에서 살아가듯이 느껴진다.
어느덧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의 바글거리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려온다. 내가 걸어왔던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허겁지겁 달려오는 사람들로 인해 내 몸은 경직되지만 어쩐 일인지 사람들과 부딪히지는 않는다. 이렇게 북적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나는 혼자다. 아니, 그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어디론가 향하는 동안, 나는 내 안에서 왠지 모를 무의미함과 가까운 감정을 느낀다.
버스 안으로 들어선 순간, 그 감정은 더 짙어졌다. 사람들은 서둘러 자리를 잡고, 휴대폰에 눈을 돌리며 시간을 보낸다. 한 정거장에서 다른 정거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버스 창문 밖을 바라본다. 건물과 사람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지만, 나의 마음은 여전히 막막하다. 나는 이러한 일
상의 반복 속에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모든 것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걸까?
도시의 소란 속에서 나는 종종 나 자신을 잃어버리곤 한다. 사람들은 모두 바쁘게 뛰어다니며 자신의 일상에 몰입하고 있지만, 나는 어떤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해 본다. 그러나 그것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생각이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사람들은 각자의 길을 걷고, 각자의 이야기에 몰두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나는 그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를 궁금해한다.
그 무엇이 과연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도시의 풍경이 변하지 않는 한, 나의 마음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해서 나 자신을 찾고자 노력해야겠지.
심연처럼 빠져드는 생각 속에서 나는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린다. 정류장 근처에는 한 장의 전단지가 길거리에 떨어져 있다. 거리에 떨어져 있는 전단지는 젊은 예술가들이 나를 초대하는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비록 사람들의 서둘러 걸어가는 발길에 짓밟힌 초대장이지만, 그 속에서 나는 어딘가로부터 그리고 무엇인가로부터 잊혀진 나 자신을 발견한 듯하다.
반전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전단지의 초대 덕분에 이제 내가 잠깐 다른 곳에 다녀올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새로운 목적지로 향하는 그 길에서 나는 내면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 나는 전단지 속에서 그저 그런 광고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것 같다.
어쨌든, 새로운 모험을 시작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이번 여행은 어떤 길로 가든지 상관없을 것만 같다.
전시
제작